저유가 시대, 태양광 발전 괜찮은가? -(1)

2,3년 전까지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섰던 유가가 15년 전 수준으로 떨어져 이제 세계 3대 유종 모두 30달러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다. 수급 불균형을 고려할 때 OPEC이 감산을 결정한다 해도 가격 반등은 제한적일 듯 하고, 한동안은 저유가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름 값이 내리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겠다 싶은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말해주는 듯하다.

유가가 내리니 당장 내집과 내차에 들어가는 기름값은 싸졌지만 수출위주의 경제구조인 우리나라는 세계수요 감소로 인한 수출기업 실적 저하, 조선과 건설 수주 저하 등으로 어려움이 큰 것도 현실이다. 게다가 세계증시가 유가에 발맞추어 내리면서 우리 증시도 동조현상을 보이면서 유가하락의 이득보다 그로인한 어려움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에너지문제에 대해서는 좀 여유가 생긴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올겨울은 에너지 절약 또는 대안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도 적었고 겨울이 되면 한층 빈번해지는 전기 블랙아웃 우려, 내복 입기 등의 강조도 여느 해 같지 않게 뜸했던 것 같다. 이러다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마저 가라앉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당분간은 저유가가 계속된다고 할 때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어떠할지가 궁금하기도 하고 또 걱정도 된다. 값이 싸지기는 했지만 이는 수급 불균형에 의한 것일 뿐 석유는 매장량이 한정된 자원이고 앞으로 30~40년이면 고갈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기에 원자력의 원료인 우라늄이나 석탄, 천연가스 등도 기간만 조금씩 차이가 날뿐 고갈될 자원임은 마찬가지이다.

사실 눈을 들어 조금 멀리 보면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그 당위성도 커지고 있다. 우리만 뒤처져 있을 뿐 세계 각국들은 부지런히 재생가능에너지의 길로 달려가고 있다.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것은 전 지구적으로 보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되며, 작게 보아도 우리의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그와 관련된 산업의 고용을 창출하고 유지하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세계적인 노력은 1995년부터 시작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면서 시작되어 1997년 교토의정서를 거쳐 작년 12월에 있었던 파리 기후변화 회의에 이르기까지 꽤 오랜 시간 동안 세계 여러나라들이 참여해 왔으며 이번 파리회의에는 세계 195개국이 참여했다.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 제2의 지구는 없다”며 전향적인 합의를 요구하는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압박 속에서 진행된 회의는 폐막일 하루를 넘겨서야 최종 합의안이 나왔다. 이 합의안은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고 교토의정서와 달리 세계 195개국 모든 나라(북한, 니키라과, 리비아, 네팔 제외)에 적용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계 모든 국가의 참여와 공감이 이루어졌다는 점만으로도 그 의미가 크다고 해야 하겠다. 다만 우리의 지구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노력은 주요국 58개국 중 54위로 평가되는 등 최하위 수준이라는 점도 아울러서 생각해 봐야 할 점이다.

이는 아직도 성장에 목말라 하고, 그것도 화석연료에 의존한 성장을 우선순위에 두는 우리의 사회경제 의식이 그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서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결과를 보면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성장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머지않아 고갈될 화석연료와는 달리 무한에너지가 있다. 늘 우리 곁에 있는 태양이 바로 우리에게는 무한에너지이다. 물론 영원불멸은 아니지만 태양이 우리 곁에 있는 기간이 45억년이라면 우리 인간에게는 영원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이용도 우리는 OECD 국가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왜 우리에게만 재생가능에너지의 의미가 이렇게 작은지, 저유가 시대에 재생가능에너지의 의미는 정말 반감될 수밖에 없는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 이광열 | 한국녹색회 정책실장 ]
2016년 2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