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지난 10월 31일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 지정신청서를 인천시 옹진군에 제출했다. 지난 해 지정신청서를 취하한지 15개월 만에 다시 사업계획안을 변경하여 제출함으로써 굴업도 개발을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이다.
새로 제출한 신청서에는 172만㎡ 규모의 관광단지를 해안 암석지형과 수목이 양호한 연평산 덕물산 지역을 제외시켜 120만㎡ 규모로 줄이고 골프장 규모도 18홀에서 9홀 및 소규모 연습홀로 변경한다는 내용이다. 회원제였던 골프장 운영도 대중제로 전환한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에 굴업도를 지키는 시민단체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지난 11월 1일 씨앤아이레저산업의 관광단지 신청 계획안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논평을 냈다.
연석회의는 CJ가 관광단지면적을 기존의 172만㎥에서 120만㎥로 변경하여 52만㎥나 축소되었다고 하였지만 2009년 인천시에 제출한 안(이하 기존안)과 비교해보면 기존의 개발계획은 거의 줄이지 않고 원래 개발을 하지 않는 원형보전녹지와 조성녹지를 합한 총 녹지면적만을 줄였다고 하였다.
골프장 부지도 규모를 줄인 것처럼 발표했지만 오히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안은 골프장 홀수가 14홀(55파)이고 새 안은 9홀+par3 9홀로 총 18홀(63파)다. 즉 홀수와 파수는 모두 늘었다. 연석회의는 논평에서 정규홀 18홀을 확보해야만 골프매니아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골프장수입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CJ가 그동안 가장 논란의 핵심이었던 골프장을 전면에 내세워 개발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의도로 CJ가 추진하는 굴업도해양리조트는 곧 골프장리조트임을 비판하였다.

연석회의는 CJ가 기존안을 뻥튀기하여 이번 계획안이 매우 축소된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도 하였다. 기존안은 객실규모면에서 관광호텔(120실), 콘도(150실)로 총 270실이었다. 이번에 제출된 안도 동일한 270실이다. 하지만 이번 안에서 기존 300실에서 30실을 줄여 270실이라고 하였다. 또한 절성량과 최대 절토고도 절토량이 290만㎥에서 130만㎥으로 160만㎥을 축소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기존안에는 절토량을 300만㎥이 아니라 210만㎥로 제시하였었다. 절토고도 최대절토고가 30m에서 13m로 17m가 낮추어졌다고 밝히고 있지만 기존안의 최대절토고는 30m가 아니라 14m였다. 결국 1m만 낮춘 것이다.

CJ측은 기존안에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주민 이주단지도 이번 계획안에는 지역여론을 고려하여 포함시켰다. 기존안에는 직원숙소가 1동/3층의 3,470㎥ 로 되어 있었다. 이번 계획안에는 직원숙소와 이주단지를 합해서 2동/3층의 3,480㎥으로 변경되어 있다. 직원숙소이외에 3층 규모의 건물 1동을 추가로 지어 이주단지로 배정한 것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직원숙소 하나만을 지었을 때와 실제 규모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는 주민이주단지에 대한 실제적 고민이 전혀 없다는 반증이라고 연석회의측은 밝혔다.

최근 환경부는 “사전환경성 검토시 멸종위기종을 위협하는 곳에 추진되는 골프장 개발에 대해 협의를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힌바 있다.
현재 굴업도 골프장 예정부지에는 왕은점표범나비(멸종위기종2급), 매(멸종위기종 1급), 애기뿔소똥구리(멸종위기종 2급), 구렁이(멸종위기종 1급) 등이 서식하고 있다. CJ는 개발로 인해 사라져갈 굴업도의 멸종위기종의 대안에 대해서 단지 내 대체서식지를 조성하고 개체수를 증식시켜 인근도서에 보급 및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석회의는 이는 전혀 근거없이 허무맹랑한 기대이며 결과적으로 멸종위기종에 대해 대안을 마련했다는 시늉만 내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골프장이 들어서는 개머리 초지에 왕은점표범나비가 많이 살 수 있는 것은 사슴, 염소의 방목으로 초지의 풀의 길이가 유충의 먹이인 제비꽃의 생장, 성충의 흡밀 식물인 엉겅퀴, 금방망이의 생장에 적당하게 유지되기 때문인데 이 작은 섬에 이와 동일한 대체서식지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석회의는 이번 논평을 통해 인천시가 CJ측의 새 개발계획안을 반드시 반려시키고 굴업도를 보전하겠다는 관점에서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석회의는 이제껏 여러 경로를 통해 굴업도의 보전방안을 모색하고 굴업도의 생태적 가치, 역사문화적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생태관광, 체험형 관광을 덕적군도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접근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덕적군도 해양공원 지정, 덕적도를 중심으로 하는 개발, 굴업도를 포함한 외곽도의 보전을 전제로 관리 등 여러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양주아 한국녹색회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