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수명연장 결정

- 국민의 안전과 법절차 무시에 대한 우려 커져

지난2월 27일 금요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발전소 월성1호기의 계속운전을 결정했다. 26일부터 시작된 회의는 자정을 넘겨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표결에 부쳐 찬성 7, 반대 2로 수명연장을 결정했다. 표결 결과도 구성원의 출신(정부여당 추천7, 야당 추천2)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서 이 문제에서도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구조를 보여주고 있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특히 원전 수명연장은 국민의 안전이 달려있는 문제이고 2011년 3월의 후쿠시마 사고 원전이 모두 노후 원전이었음을 감안할 때, 이 문제에서 만큼은 여야를 떠나 국민안전에 대한 깊은 논의와 원만한 합의를 기대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이 큰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로써 지난 2012년 설계수명 30년이 종료돼 정지된 상태였던 월성1호기는 정기검사를 거쳐 앞으로 2022년까지 운영을 계속하게 된다.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의 계속운전을 두고 한수원과 시민단체·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려 수년간 이어진 논란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는가 싶지만 처리과정에서 불법논란까지 발생해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월성1호기 수명연장은 과거의 안전성 기준 적용 문제와 32가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미반영 등으로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었다. 특히 월성 1호기와 쌍둥이 원전이라 불리는 캐나다 젠틀리 2호기의 경우 안전개선 비용이 4조원이 예상되면서 폐쇄를 결정했음에 반해 월성1호기의 경우 수명연장비용으로 5,600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적용 안전기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애초부터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원안위는 반드시 지켜야할 법절차조차 무시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

지난 2014년 12월 29일 개정돼 즉시 시행된 원자력안전법 103조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공람하게 하거나 공청회 등을 개최해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의 내용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따라서 원안위는 개정법에 따라 한수원으로부터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한 방사성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받아 심의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진행함으로써 법절차마저 위반한 결과임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이는 표결강행에 퇴장한 야당 추천위원들의 “위법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받은 다음 진행하자”는 요구도 무시해 버린 점에서도 명백히 밝혀졌다. 그러나 원안위는 “개정된 법률에 따라 한수원이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월성1호기에 소급적용 되지 않는다는 원안위 사무처의 유권해석을 강조하며 표결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원안위의 강행처리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경단체와 경주지역 반원전 단체의 수명연장 무효화 투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최종적인 결과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