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점점 쌀쌀해지는걸 보면 아마 산들도 붉은 단풍옷으로 갈아입을 때가 머지않은 것 같다. 산이 워낙 많기도 하고 울창하기도 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자연이 아름답기로 손 꼽힌다. 그래서인지 몇 년 전부터 난개발을 막기위해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시행하고 있는데 이 법을 악용해서 수백만 제곱미터의 산지를 마구 훼손하는 일들이 전국 각지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서는 개발을 허용하고 있는데 그 중 풍력발전단지는 백두대간 주요 능선에 100미터가 넘는 높이로 칼날을 휘두르며 자리잡고 있다. 친환경에너지로 알려져 있는 대형풍력발전기 단지조성 및 진입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수천,수만 제곱미터의 산지가 훼손되고 수십년생 나무들이 마구 잘려나가는데 완공된 후에는 풍력날개의 소음과 그림자 피해로 인해 주변 주민들은 물론 육축 및 작물의 피해로 인해 많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런 분쟁들은 지금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풍력발전사업이 필요하다고 풍력발전업체 및 정부는 주장하고 있지만 알려진 바와 같이 풍력발전은 다른 신재생에너지의 효과에 비할 바가 못 되는 것이 실상이다. 바람이 수시로 불기 때문에 전압이 불안정한 불평형전기를 생산하고 단지당 수십,수백 메가와트(MW)의 전기를 생산한다고 하지만 이것은 겉보기용량일 뿐 실효용량은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정부보고서(2006.12 산업자원부 ‘제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나와있다. 풍력단지가 아니라면 해당산지의 산림은 연간 ha(3,000평)당 1.98 탄소톤을 흡수하며 기타 산림의 공익적 효과 또한 무한하다. 특히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아름다운 산림은 귀중한 관광자원이라는 점이다. 유럽의 알프스보다 결코 뒤질 바 없는 우리나라의 산은 소중한 관광자원인데 대형풍력발전단지로 인해 이 모든걸 망칠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09년 7월 평창 수하리 주민들이 이런 문제들을 인식하고 강릉풍력발전단지 인허가 무효 소송과 함께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는데 이곳은 백두대간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지역 가운데 핵심구역으로 지정된 곳임에도, 환경피해가 크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풍력의 이용,보급을 위한 시설의 설치를 위해 백두대간을 훼손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하는 경우 이는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환경권을 침해하고 헌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는데 앞으로의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