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은
굴업도 문제에 대해 공약을 이행하라

1. 최근 송영길 인천시장은 굴업도 개발논란에 대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범위내에서 골프장과 대규모 숙박규모를 조정하여 친환경적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그간 송영길 인천시장이 굴업도 개발에 대해 밝혀왔던 “골프장 건설반대, 덕적군도 해양공원 찬성”이라는 입장과 분명한 간극이 있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원래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2. 지난 7월 7일 인천시의회 정수영의원의 굴업도 개발논란에 대한 인천시의 입장을 묻는 시정질의에 대해 송영길 인천시장은 “ 굴업도는 부드러운 해안선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섬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취지에서 지역주민들이 관광단지 조성을 촉구하는 실정이지만 환경차원에서는 보존되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다만, 주민의 고용창출 방안 및 해상교통 접근방안과 친환경 관광단지조성을 위하여 골프장, 숙박시설 등 사업규모를 조정하고 훼손면적을 최대한 줄이고 원형 녹지를 그대로 보존하도록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3. 하지만 이는 그간 천명해 온 굴업도에 대한 송영길시장의 입장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시 야 3당과 시민단체간의 합의한 88개 정책공약 중 하나인 “굴업도개발 중단 및 덕적군도의 해상자연공원 지정” 공약과도 다르고, 또한 당시 본 시민단체 연석회의에서 질의한 굴업도 개발논란에 대한 시장후보자의 답변에서 “굴업도 골프장 반대, 덕적군도 해상자연공원 찬성”의 답변서를 보내온 것과 비교해도 커다란 괴리감이 있다.

4. 당시 송영길시장이 시민단체와 약속한 이러한 일관된 입장은 취임 이후 거의 실종되고 있다. 최근 담당부서 관계자는 시장의 그러한 입장을 알지 못하며, 특별히 어떤 지침도 받은 바 없기에 전임 시장 때와 동일하게 굴업도 개발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우리는 송영길시장이 당시의 약속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올바른 정치인의 태도가 아니다.

5. 한편으로 이번 송시장의 답변과 CJ의 계획 우연히도(?) 일치한다. CJ는 스스로 섬의 크기가 작아 골프장 홀수를 줄일 예정이었고, 숙박규모도 부동산경기의 침체로 어차피 줄일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의 답변처럼 친환경적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차피 사업적 타당성이 나오질 않기 때문이다. 골프장 홀수를 줄이고, 숙박규모를 일부 조정한다고 해서 친환경적인 개발이 되고,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인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6. 굴업도에 관광단지 개발을 하는 즉시 굴업도는 CJ 섬으로 귀착되고, 섬 방문조차 CJ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전락할 것이다. 지금도 굴업도 곳곳에 사유지이니 출입할 때 신고하고 그렇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표지판을 세워 협박하는 CJ이니 말이다. 골프장 홀수를 일부 줄이거나 호텔과 콘도의 규모를 일부 줄인다고 해서 굴업도 개발이 친환경 개발이 될 수는 없다. 굴업도 개발에 대한 근본적인 컨셉을 바꾸어야 한다. 지금처럼 CJ가 계획하는 리조트는 육지에 추진되는 일반적인 리조트의 짝퉁리조트에 불과하다. 아름다운 덕적군도, 깨끗한 해양생태계를 유지하려면 굴업도의 개발계획은 기본적으로 보존의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하고, 한 대기업의 독점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되어서는 안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인천의 굴업도가 되도록 추진되어야 한다. 그것이 94년 핵폐기장 건설 시도에서 굴업도를 지켜낸 인천시민의 노력을 이어받는 것이다.

7. 한편 CJ는 최근 굴업도 개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거액을 들여 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 이는 세간에서 평가되듯이 굴업도 개발을 재추진함에 있어 사회적 발판으로 삼으려고 하는 속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번 용역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것을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등 이해당사자 뿐 아니라 인천지역사회에서 충분한 의견수렴이 전제되어야 한다. 핵폐기장으로부터 지켜낸 서해의 보석 같은 섬 굴업도가 한 대기업의 리조트로 전락할 지 아니면 인천시민의 품으로 보존될지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2011. 07. 10

굴업도를 지키는 시민단체 연석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