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툰드라’-극장판 감상)

2010년 11월, TV에서 4부작으로 방영되어 화제를 모았던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를 스크린으로 보게 되었다. 우수한 환경영화를 시민들에게 공개해 오고 있는 환경재단 ‘그린아카이브’의 초대로 2월 11일 (사)한국녹색회 임직원이 모두 단체 관람을 하게 된 것이다.
시베리아의 광활한 대지와 혹독한 환경 속에서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순록 유목민의 삶을 통해 보여준 감동적인 다큐영화였다.

툰드라는 나무가 없는 땅을 뜻하며 시베리아 북서쪽의 야말반도에 있는 지형으로 네네츠족이 살고 있는 곳이다. 북위 60도 이상, 북극아래의 첫땅, 인간이 살아가기에는 더없이 혹독하지만 풍부한 부존자원으로 미래의 땅이라 지칭되는 야말반도. 1년중 7개월이 영하 60도의 겨울이고, 여름이면 세계에서 모기가 가장 많은 혹독한 환경에서 네네츠 사람들은 대자연을 경외하여 자연의 일부분으로 살아가며 그 안에서 살아 있음을 감사히 여긴다.
순록을 따라 1000km이상을 이동하며 야외취침을 하는, 부족한 땔감은 난방용으로만 쓰며 미처 익히지 못한 생고기를 먹어야 하는 사람들, 물이 귀해 눈속에 묻힌 이끼를 캐서 그릇을 닦아야 하며, 가르쳐주지도 시키지도 않지만 자연의 순리에 따라 자기의 역할을 찾아서 하는 강인한 아이들이 거기에 있다. 순록과 함께 하며 그 고기를 먹고 가죽으로 집을 짓고 옷을 만들어 입으며 썰매를 타고 순록으로 시작해 순록으로 끝나는 것이 그들의 삶이다.
메탄가스로 인해 땅이 마치 물결치듯 출렁거리는 툰드라. 툰드라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보고로 기후격변의 방아쇠가 될 지도 모르는 곳이다. 지금 그곳 사람들은 거센 변화의 바람 앞에 서 있다. 과연 그곳이 언제까지 존재할 수 있을지. 자원전쟁의 각축장이 되어 사라지고 말 것인지.
개발에 의한 피해는 결국 다시 우리에게 올 것이다. 자연은 인간에게 개발될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하나임을 증명하는 영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