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5일부터 7일까지 2박3일동안 인천의제21도시생태분과위는 아름다운 섬을 가꾸고 지속가능한 보존을 위해 제주도의 가파도를 비롯해 생태적으로 우수한 6개 마을을 둘러보았다. 이번 탐방은 인천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 명품 섬 10개에 뽑힌 대이작도 주민 12명과 도시생태분과위 위원 8명, (사)한국녹색회 이승기실장 등 20명이 참여하였다.

가파도는 지난 소식지에 소개되었고 이번엔 제주시 한경면에 있는 아홉굿 생태마을을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시 현경면에 위치한 낙천리는 밤이면 풀벌레가 노래하고 장수풍뎅이가 창문으로 날아드는 한적하고 공기 좋은 청정마을이다. 손님들에게 아홉가지 즐거움을 주는 마을이라고도 하며 아홉 개의 연못이 있는 마을이라고 하여 아홉굿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66가구 208명이 살아가는 조용한 이곳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3년 농촌진흥청에서 지정하는 농촌테마마을에 선정된 이후부터다. 주민들은 마을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한 관광상품과 마을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판매하여 조금씩 변신을 꾀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관광객을 끌어들일 동력이 모자랐다.

그러던 중 2007년 어느 공공미술가가 1,000개의 의자를 마을 입구에 조성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다름으로 하나되는 우리’라는 주제로 이름을 공모하고 2 ,600개의 이름을 모았다. 이 중 마을에 맞는 닉네임 1,000개를 골라 의자마다 이름을 새겨 넣었다. 높이가 13.9m나 되는 대형의자도 있고 네잎클로버의자, 그네의자, 형이상학적인 회전의자도 있다. 페인트칠도 되어있지 않고 니스칠도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밋밋해 보인다. 하지만 제각각의 모습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과 닮은 의자마을은 제주 올레길 13코스에 위치해 있어 발길이 닿는 이들에 의해 유명해졌다.
주민들은 방문객들에게 오이와 파프리카 심기, 감귤수확, 보리밭걷기등의 농사체험과 아홉 개 연못을 도는 기행코스, 연못에서 고기를 낚는 낚시체험등의 행사를 열고 보리빵, 보리강정, 토마토잼, 대두콩, 보리 수제비 등을 판매하여 수익을 꾀하고 있다. 숙박시설은 5개의 농가에서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또 작년 8월 중순에는 제주국제관악제와 함께 처음으로 마을에서 음악축제가 열렸다. 지나가는 방문객들이 음악만 듣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옆 동네 저지리의 ‘웃뜨르문화제’와 함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감귤농사와 해녀들의 물질로 생계를 꾸려가던, 제주도민 1%만 알던 이 마을은 현재 전국도민 1%가 알아주는 마을로 탈바꿈하고 있다.

제주의 마을들은 지금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지나가는 관광객을 기다리는 자세에서 직접 찾아오게 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바뀌면서 제주도민도 기억하지 않던 마을이 지금은 연간 관광객 15,000~20,000명이 찾아올 정도로 바뀌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의견이 다른 주민들을 배척하기보다는 회의를 통해 설득하고 화합하면서 일을 이루어가고 있다.